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는 단순한 납치 스릴러가 아니다. 197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비행기를 납치한 사람들과 이를 막으려는 사람들, 그리고 그 틈에 낀 평범한 인물들의 욕망과 선택을 정교하게 엮어낸 인간극이다.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납치'라는 극적인 사건보다 그 사건을 둘러싼 사람들의 '진심 아닌 진심'이 드러나는 지점에 있다. 결국 '굿 뉴스'는 제목처럼 좋은 소식을 전하려는 영화가 아니라 진실이 얼마나 더럽고 복잡한지를 조용히 폭로하는 작품이다.
1970년대, 혼돈의 시대가 만든 아이러니
굿뉴스의 배경은 1970년대다. 냉전의 그림자와 언론의 검열, 그리고 국가와 개인의 관계가 뒤엉킨 시기. 납치는 단순한 범죄가 아니라 그 시대를 반영하는 하나의 상징처럼 느껴진다.
감독은 이 사건을 통해 시대의 불안을 표현한다. 공항에 몰려드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공포와 호기심이 교차하고, 정부 관계자들은 '안전'을 내세우며 진실을 숨긴다. 이들의 표정과 대사 하나하나가 마치 뉴스 화면 속에서 연출된 장면처럼 차갑게 계산돼 있다.
흥미로운 것은 영화의 분위기가 철저하게 1970년대 미장센을 재현하면서도 동시에 2020년대 우리 사회를 비추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적 진실은 여전히 모호하고 사람들은 좋은 소식이라는 이름 아래 불편한 현실을 외면한다. 결국 이 영화의 굿 뉴스는 역설이다. 누구에게나 듣기 좋은 말처럼 들리지만 그 안에는 이미 '거짓말 냄새'가 배어 있다.
납치된 비행기와 지상에 남은 사람들
영화의 중심적인 사건은 분명하다. 하늘 위에서 일어난 비행기 납치, 그리고 그것을 지상에서 조용히 해결하려는 사람들의 비밀스러운 협상. 그러나 감독은 이 사건을 단순한 구출극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오히려 납치된 사람들보다 이들을 구하려는 척하는 지상 인물에 초점을 맞춘다.
정치인, 기자, 군 장교, 그리고 한때 조종사였던 남자까지. 이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비행기 착륙 작전에 참여하지만 모두가 서로를 믿지 않는다. 이들 사이에는 "누가 진짜 영웅이냐"는 질문이 아닌, "누가 가장 교묘하게 거짓말을 하느냐"는 긴장감이 흐른다.
특히 한 기자가 남긴 대사, '세상에는 항상 진실보다 먼저 도착하는 뉴스가 있다.'이 한 문장은 이 영화 전체를 요약한다. 모두가 '굿 뉴스'를 만들기 위해 움직이지만 정작 그 과정에서 진실은 조금씩 훼손된다. 비행기를 착륙시키려는 작전은 결국 누군가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연극에 불과하다는 것이 드러난다.
하늘 위의 납치극보다 지상에서의 계산된 침묵이 훨씬 더 무섭게 느껴지는 이유다.
사람들의 욕망과 두려움 – 진짜 납치된 건 ‘양심’이다
'굿 뉴스'의 가장 인상적인 포인트는 인물의 심리 묘사다. 납치범은 신념을 위해 싸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개인적 복수에 사로잡힌 사람이다.
기자들은 정의를 말하지만 결국 자신이 쓴 기사 한 줄의 영향력에 취해 있다. 정부 관계자들은 국민의 안전을 얘기하지만 그들의 눈에는 오직 정권의 이미지만 존재한다.
그중 가장 인간적으로 다가오는 사람은 무명 조종사로 등장하는 한 남자다. 그는 과거의 실수를 속죄하기 위해 작전에 참여하지만, 결국 자신이 지키려던 사람들조차 이용당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가 마지막 장면에서 무전기를 놓고 하는 대사-"이건 굿뉴스가 아니다. 그저 끝난 뉴스일 뿐이다는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이 대사는 단순한 회한이 아니라 진실이 어떻게 체제와 언론, 그리고 개인의 욕망 속에서 사라지는지를 상징한다. 결국 납치된 것은 비행기가 아니라 양심이었고, 착륙하려던 것은 사람들의 불안한 믿음이었다.
결론 – ‘굿뉴스’는 결국 나쁜 소식의 다른 이름
영화 '굿 뉴스'는 스릴러의 외피를 썼지만 사실상 철저하게 사회비판적 드라마에 가깝다. 사건의 스펙터클보다 그 사건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영화 제목이 '굿 뉴스'인 이유는 명확하다. 세상은 항상 좋은 소식을 원하지만 진짜 현실은 그 반대쪽에서 움직인다. 1970년대든 지금이든 진실은 항상 불편하고 불편한 것은 곧 무시된다. 그것이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다.
감독은 화려한 전투나 폭발 대신 조용한 대화와 침묵으로 긴장감을 만든다. 그래서 이 영화는 본 후에 마음이 진정되지 않아. 하지만 그 불편함이야말로 우리가 외면했던 '진짜 뉴스'의 얼굴이다.
넷플릭스 영화 '굿 뉴스'는 한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자 지금 우리의 이야기다. 착륙은 했지만 아무도 환호하지 않는 마지막 장면에서 우리는 깨닫게 된다. 이것은 누군가의 승리담이 아니라 모두가 조금씩 타협하며 살아가는 세상의 초상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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