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판 'Shameless',
국내에서 '쉐임리스'로 알려진 이 드라마는
2011년부터 2021년까지
무려 약 11 시즌 동안 방영되어
미국 TV 역사상 가장 현실적이고
거친 가족극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시카고의 가난한 남부 지역에 사는
갤러거 일가의 10년에 걸친 인생은
그 자체가 드라마였고,
매회가 사건이었습니다.
이 리뷰에서는 시즌 11,
그리고 마지막 회에서 드러난
각 인물들의 결말을 중심으로
이 가족의 여정이 어떻게 막을 내렸는지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성인 등급 연출이 등장합니다.
프랭크 갤러거
무책임의 상징이자 상처의 유산
프랭크 갤러거(윌리엄 H. 머시)는 셰임리스의 아이콘입니다.
그는 자식들에게, 본인에게 무책임한 아버지,
자기중심적인 인물, 알코올과 마약으로
얼룩진 삶을 상징해 왔지만,
동시에 이 드라마가 말하고자 했던
가난의 계승과 시스템의 실패를 체현한 캐릭터이기도 했습니다.
시즌 11에서 프랭크는
알츠하이머와 코로나19라는 이중고 속에서 점점 무너져 갑니다.
결국 마지막 회에서 그는
시카고의 한 병원에서 혼자 생을 마감합니다.
그의 죽음은 가족 모두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심지어 그들이 모여 있는 알리바이에서는
프랭크가 죽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술을 마시고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셰임리스다운 결말.
그는 죽었지만 아무도 울지 않았고
세상은 여전히 똑같이 돌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프랭크다운 퇴장이었습니다.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아버지 프랭크의 행실에 대한 변명
또는 이해에 관한 에피소드가 전혀 없었다.
애정이 생길만한
포인트조차 없이 원망스러운 장면들이
긴 시간 동안 이루어져서 개인적으로 아쉽다.
한국사람으로서
이해할 수 없는 만행들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다.
우리나라 사람 중에도
분명 있겠지? 있을까?
없길 간절하게 기도하고, 바란다.
피오나 갤러거
떠난 딸, 다시 돌아오지 않은 이유
시즌 9에서
출연료 문제로 이미 하차했던
피오나(에미 로섬)는
마지막 시리즈에도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즌 11,
특히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그녀의 존재감은 여전히 짙게 느껴집니다.
프랭크는 죽기 전에 그녀에게
메시지를
피오나는 받을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아버지의 죽음을
모르고 삶을 살아갈 것이라는
시청자들의 바람이 남았죠.
시리즈의 길고 긴 세월 동안
피오나는 많은 부분을 책임지고 표현하고
극을 이끌어가는 인물이었습니다.
다섯의 동생들을 겔러거라는 가문에서
열악한 환경 속에서 반듯이 잘 키워내려는 모습들이
캐릭터가 가진 가장 본질적이며,
긍정적인 모습은 매 시리즈마다
응원하는 마음이 기본적으로 들었습니다.
무지에서 오는, 가난에서 비롯된 한계들은
피오나에게 또는 시청자에게
무력함을, 절망감을 함께 전달해 줬습니다.
10대부터 시작된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
유쾌하게 표현되어 응원에 마음이.
애착이 가장 많이 갔던 캐릭터입니다.
비록 제작의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끝까지 함께하는 모습을 시청할 수 없는 현실은
팬들에게는 가장 아쉬운 부분일 수 있지만,
이 선택은 오히려
피오나라는 인물의 독립과 해방을 의미합니다.
자신을 가로막은
가족, 가난, 책임감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피오나의 모습은
화면 밖에서 시청자들의 바람에서
응원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필립(립)
성장했지만 여전히 싸워야 하는 삶
립 갤러거(제레미 앨런 화이트)는
갤러거 가문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었지만
가장 현실에 부딪힌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어려서부터
'가문을 일으키는 유일한 희망'으로 여겨졌지만,
그 또한
지독한 환경의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시즌 11에서 립은
아내와 아이를 위해
시카고를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하지만 집도 직장도 안정도 없는 상태에서의 이사는
새로운 시작이 아니라
또 하나의 현실에 대한 도전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그는 가족을 위해
책임지는 삶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프랭크와의 결정적인 차이를 보여줍니다.
피오나는 가족들을 대신해서
희생을 하려는 모습이 강했고
반면, 립은 친구처럼 대화로써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9살부터 시작한 음주.
그로 인해 생긴 의존증.
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에
알코올 중독이 앗아간 그에 미래와.
극에서 립의 주변인문들의
알코올 문제들까지.
시청자로서 배우와, 연출자들이 전하는
어디서 태어나서, 어떤 인생을 살았던,
중독이란 결국 누구에게나 위험한 일이다라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받았습니다.
립이라는 캐릭터가
방영이 종료된 지금에도
비슷한 삶을 사는 또 다른 립에게
응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안 & 미키
혼란 끝의 안착
이안 갤러거와 미키 미르코비치는
'셰임리스'에서 LGBT 동성애자 커플입니다.
동성애자라는,
EQ가 타인에 비해 다소 부족한,
양극성장애라는 아주 강한 캐릭터를
소화한 두 배우들이
시즌 11까지 보여준 모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었다.
이들의 관계는
무수한 위기들을 함께 겪으며
흔들렸지만 시즌11에서는
'부부로서의 삶'을 배워가는 모습이
표현됩니다.
결국 이안과 미키는
떠나지 않고 함께 남기로 합니다.
갤러거의 집 옆집을 알아보는 모습은
그들이 "이제 뿌리를 내릴 준비가 됐다"는
상징적인 장면이었습니다.
데비 갤러거
독립을 꿈꾸지만 미성숙한 어른
데비는 어려서부터 항상 조숙했지만,
성인이 된 동시에 미성숙했어요.
딸 프래니를 혼자 키우면서
'엄마'라는 책임을 지고 있지만
시즌11에서도 여전히
감정적 충동과 자기 중심성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결말에서 데비는
새로운 연인과 함께
텍사스에 간다는 결정을 내립니다.
그러나 이 선택은
현실적인 대책이라기보다는
또 한 번의 도피처럼 보입니다.
데비라는 캐릭터를 보면서
부모를 대신해 주는 언니이자 피오나가 있음에도
생기는 애정에 대한 갈증과 안정감에 대한
부재를 느낄 수 있었어요.
딸에게 반복하지 않으려는 강한 의지와
본인에 갈증을 대물림하지 않으려는 애증이 표현되는 장면들은 생각에 잠기게 되는 순간들이었어요.
어린 나이부터 표현한 엄마, 레즈비언, 용접사까지.
앞으로 배우로서의 기질이 충분한 배우라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기대 됩니다. 데비의 차기작들이
칼 갤러거
의외의 성장,
경찰에서 관리자로
칼은 초기에는 반항적이고
폭력적이었지만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사회와 타협하려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경찰로 일하면서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체감한 칼은
결국 건물 관리자로 일할 가능성이 암시됩니다.
프랭크와는 전혀 다른 길.
칼은 그나마 가문 안에서
실질적인 '유산'을 이을 수 있는
인물로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리암 갤러거
가장 방치되었지만
가장 정서적으로 중심에 있었던 아이
리암은 흑인 자녀라는 이유로 늘
'이질적인 존재'처럼 여겨졌지만
정작 가족 중 가장 현실적이고
냉철한 인물이었습니다.
프랭크의 알리바바에서의
마지막을 지켜본
유일한 아이이기도 합니다.
리암은 프랭크가 병원에서 죽기 전
그에게 손을 잡고
마지막 인간적인 접촉을 선사합니다.
가장 나이가 적은 캐릭터이기도 했고,
서사가 가장 부족한 아쉬운 캐릭터입니다.
흑인으로써의 보다 깊은 서사나,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표현하길 바랐던
아쉬움이 남습니다.
끝으로
'셰임리스'는
완벽한 답을 주지 않습니다.
가난은 사라지지 않았고,
누구도 확실한 구원을 받지 못했고,
프랭크는 죽고,
피오나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결말은
매우 정직하고 현실적인 '안녕'입니다.
갤러거의 가족은 아직 복잡하지만,
지금은 각자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정신없는 10년'을 함께했고,
웃고 울고, 때로는 실망하며
끝까지 함께했습니다.
셰임리스는 끝났지만 갤러거들은 여전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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