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수의 세계를 다시 조각하다, 조각 도시 리뷰
“네가 만든 게임, 내가 끝낸다.”
영화 조작된 도시의 리메이크작, 드라마 조각 도시(The Manipulated)는 2025년 11월 5일 첫 공개 이후 디즈니+와 Hulu에서 동시에 방영되며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 영화사 심플렉스가 공동 제작한 이 작품은 오상호 작가의 시나리오와 박신우 감독의 연출로 탄생한 12부작 액션 스릴러다. 원작의 게임적 세계관을 유지하면서도 훨씬 어둡고 냉철한 복수극으로 진화했다.
🎮 영화보다 깊어진 리얼리즘, 완전히 새로워진 세계관
영화 조작된 도시가 게임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청춘 판타지였다면, 드라마판은 철저히 현실에 발을 딛는다. 주인공 ‘태중(지창욱)’은 평범한 시민으로 살다가 어느 날, 알 수 없는 조작과 함께 살인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다.
그가 감옥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과정은 처절하고, 그 뒤에 숨어 있는 거대한 권력의 그림자는 섬뜩하다. 모든 사건의 배후에는 ‘요한(도경수)’이라는 이름이 존재하고, 이야기는 태중이 요한의 조작된 세계를 향해 복수를 실행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원작의 상징이었던 “3분 16초의 조작”은 이 작품에서 더욱 세밀하게 확장된다. 이제 ‘조작’은 단순한 기술적 트릭이 아니라, 인간의 기억과 감정까지 침투하는 거짓된 서사로 그려진다.
태중은 누명을 벗기 위해 싸우는 동시에, 자신의 존재마저 조각나 버린 현실과 마주한다. 드라마는 마치 현대사회의 정보 조작, 언론 조작, 여론 조작을 비유하는 듯한 섬세한 비주얼로 이를 표현한다.
🔥 지창욱의 또 다른 얼굴, 그리고 도경수의 섬뜩한 카리스마
이번 작품의 중심은 단연 지창욱이다. 영화에서 이미 주연으로 활약했던 그가 다시 돌아왔지만, 이번엔 전혀 다른 얼굴이다. 기존의 액션 히어로가 아닌, 모든 걸 잃고 다시 태어난 인간의 분노와 절망을 그린다.
감옥에서의 무너짐, 진실을 깨닫는 순간의 눈빛, 그리고 복수를 다짐하는 고요한 표정까지 지창욱의 연기는 그야말로 한층 성숙해졌다.
반면 도경수는 요한 역을 통해 ‘냉철한 악’을 구현한다. 그가 만들어낸 캐릭터는 단순한 악당이 아니라, 시스템 그 자체로 존재하는 조작의 상징이다. 이광수와의 대립 구도도 흥미롭다.
이광수는 인간적인 선과 유머를 동시에 지닌 조력자로 등장하며, 어두운 서사 속에 숨 쉴 틈을 만들어준다. 도경수와 이광수의 재회는 10년 전 괜찮아 사랑이야를 떠올리게 하지만, 이번엔 완전히 반대편의 감정으로 부딪힌다.
⚙️ 더 어두워진 복수극, 조작된 도시와의 차이점
조각 도시는 단순히 영화의 리메이크가 아니다. 감독은 원작보다 앞선 시나리오인 ‘조각된 남자’의 톤을 가져와, 블랙 코미디적 요소를 완전히 제거했다. 그 결과, 유머 대신 냉혹함이, 게임적 연출 대신 사회적 리얼리즘이 들어섰다.
감옥 신은 잔혹하지만 생생하게 묘사되고, 주인공이 겪는 심리적 압박은 현실적인 고통으로 다가온다. 한때 코믹하게 소비되던 ‘마티즈 추격전’ 같은 장면은 이제 철저히 배제됐다.
대신, 드라마는 ‘인간의 조각난 기억’을 상징하는 듯한 몽환적인 연출을 사용한다. 파편처럼 흩어진 장면이 교차 편집되며, 시청자는 마치 현실과 허구의 경계 위를 걷는 듯한 감각을 느낀다. “조각난 기억 속에서, 진실을 맞추는 퍼즐 게임”이라는 테마가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 음악과 연출 – 고요함 속의 폭발
음악은 전작보다 훨씬 절제되어 있다. 오히려 침묵이 주는 긴장감이 더 크다. 격렬한 액션과 대비되는 느린 피아노 선율이 흐를 때, 태중의 감정선은 폭발 직전의 정적처럼 요동친다.
국민사형투표를 연출했던 박신우 감독답게, 인물의 내면을 드러내는 롱테이크와 대담한 클로즈업이 인상적이다.
🌆 완성도 높은 프로덕션, 글로벌급 스케일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의 합작답게, 영상미는 디즈니+ 오리지널답다. 도시의 밤, 감옥의 그늘, 네온사인 아래의 싸움 — 모든 장면이 콘트라스트와 색감을 정교하게 조율해 영화보다 세련된 질감을 자랑한다.
실제로 촬영 기간이 8개월 이상이었으며, 해외 OTT 플랫폼에서도 동시 공개되어 글로벌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 평가와 반응
공개 직후 왓챠피디아 평점 3.5점, 키노라이츠 지수 100%를 기록하며 호평을 받았다. 시청자들은 “리메이크의 교과서”, “한국형 복수극의 완성판”이라 평했고, 일부 평론가는 “냉혹하지만 미학적인 폭력”이라는 표현으로 요약했다.
원작의 약점을 보완하고, 한층 밀도 높은 서사로 재탄생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결론: 무너진 세상에서 다시 조각되는 정의
조각 도시는 단순한 리메이크가 아니다. 게임적 상상력을 버리고 현실의 냉혹함을 담은 복수의 진화다. 누명, 조작, 권력, 그리고 인간의 존엄 — 드라마는 이 모든 요소를 하나의 퍼즐처럼 조립하며, 관객에게 묻는다.
“누가 진실을 조작하든, 결국 인간의 본성은 드러난다.”
지창욱과 도경수, 그리고 스릴러 장르의 감각적 연출이 빚어낸 이 작품은 2025년 하반기 최고의 한국 드라마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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